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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청렴 찌푸리지 말아요

동부본부 | 기사입력 2017/07/19 [08:52]

[기고] 청렴 찌푸리지 말아요

동부본부 | 입력 : 2017/07/19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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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드림저널 = 이상균 기자] 7월은 푹푹 찌는 날씨로 불쾌지수가 올라가 사소한 일에도 미간을 찌푸리게 되는 고약한 기간이다. 습하고 더운 날씨로 인해 심신 건강을 해치기도 쉬워진다.

 

얼마 전 구급출동을 갔을 때였다. 습하고 더운 날씨에 여건이 안 좋은 방에서 생활하던 노쇠한 할아버지가 기력을 잃고 몸져 누워있었고 그 옆엔 할머니가 할아버지의 떨어지는 기력을 조금이라도 붙잡으려 가느다란 팔로 부채질을 하며 몹쓸 더위를 날리려 애쓰고 있었다.

 

구급차 안에서 병원에서 이송하는 내내 할머니는 연신 더운 날씨에 고생하는데 119를 부르게 돼 미안하고 고맙다는 말씀을 계속 하셨다.

 

병원에서 환자 인계 절차를 다 끝낸 순간 할머니는 어디서 가져 왔는지 차가운 청량음료 한 캔을 들이 미시며 꼭 받아주길 바란다 했다. 하지만 당연한 업무상 절차를 수항한 것 뿐 이기에 받을 수 없다며 늘 그렇듯 거절을 하고 콧잔등에 떨어지는 땀을 닦으며 청량음료 들이키는 모습을 상상으로나마 해보았다.

 

달콤한 상상의 끝에서 속담 하나가 맴돌았다.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된다.’ 음료수를 주려던 할머니의 입장에선 고마움의 작은 표현이겠지만 공직자로서는 당연히 거절해야하는 달콤한 거절의 대상일 뿐이다. 청량음료 한 캔으로 시작하여 앞으로의 출동마다 고마움의 표시를 기대하게 된다면 청렴함을 갉아 먹는 불씨를 키우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맹자에는 이런 글귀가 있다. 받을 만도 하고 받지 않을 만도한데 받으면 청렴을 해치고 줄만도 하고 안줄 만도한데 주면 은혜를 해친다. 2천 3백여 년 전에 쓰인 책에서도 청렴하기가 이렇게나 어렵다고 하는데, 더 발전되고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진 현대사회에서의 청렴을 구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깨닫고 옛 말씀에서도 지혜를 찾아야 않을까.

 

공직자는 물론 공직자와 연관되는 개인과 단체 모두에게 청렴을 위한 노력의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장마는 한철이다. 쉽게 건강을 해칠 수 있고 짜증을 낼 수 있지만 철저한 관리를 하다보면 어느새 지나가게 될 것이다.

 

청렴은 한 번 잃으면 걷잡을 수 없어져 몸에 묻어 지워지지 않게 된다. 무더운 여름 미간이 찌푸려지려 할 때 마음만은 밝을 수 있도록 미소를 한 번 더 지어 보고, 청렴한 공직사회, 깨끗한 대한민국을 위해 청렴을 한번 더 생각해보면 어떨까.

 

울진소방서 후포안전센터 권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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