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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대학을 권력의 시녀로 만들지 말라

김부겸 의원 "경북대 총장 내정을 지켜보며"

드림저널 | 기사입력 2016/10/20 [14:19]

[특별기고] 대학을 권력의 시녀로 만들지 말라

김부겸 의원 "경북대 총장 내정을 지켜보며"

드림저널 | 입력 : 2016/10/20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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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저널] 지난 2년 동안 미루고 있던 경북대학교 총장 임명을 18일 국무회의에서 결정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나라가 이루 말할 수 없이 어지러운 시점입니다. 구체적 사실을 놓고 시비를 가리는 건 그것대로 가려야 합니다. 그러나 전체를 놓고 통찰해보면 이 모두가 국가의 공(公)과 청와대의 사(私)가 마구 뒤섞여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국가의 품격이 떨어지는 지경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번 경북대 총장 임명 건도 마찬가지입니다.


1순위로 추천된 김사열 교수 임명을 2년 동안이나 질질 끌다 결국 2순위 추천자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면 이유를 대야 합니다. 김사열 교수를 제척한 객관적이고 타당한 사유를 제시하면 됩니다. 그러고 나서 2순위 추천자를 임명하든가 말든가 하면 될 일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까지도 청와대든 교육부든 누구도 이유를 말해주지 않습니다. 심지어 국무회의 결정 사항조차 대외비라며 입을 봉하고 있습니다.


대구 사회는 솔직하고 화끈한 성품을 ‘대마이 있다’라고 하여 미덕으로 칩니다.


담력이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즉 차라리 솔직하게 김 교수의 정치 성향이 청와대, 그것도 특정 수석비서관의 마음에 안 든다고 하십시오. 국립대 총장이 되고 싶으면 권력의 눈 밖에 벗어날 짓은 아예 하지 말라고 교수 사회에 경고를 하십시오. 어찌 이리 좀스럽기 짝이 없습니까? 그래서 대구경북민들의 자존심이 상합니다.


20대 총선 당시 공천 과정이 그랬고, 신공항 무산이 그러하였습니다. 사드 성주 배치도 뒷통수를 친 셈입니다. 하나같이 당당하지 못하고 질질 끌며 사람 피를 말렸습니다. 하나같이 대구를 살살 애 달궜던 사례입니다.


지난 2년 동안 교육도시 대구의 상징과 같은 경북대학교를 총장도 없는 대학으로 만들어놓았습니다. 이제 와서 영문도 모르고 총장 직대로부터 학위증을 받고 떠나야 했던 졸업생들에겐 뭐라 설명할 것이며, 자신이 졸업생이거나 학부모인 숱한 대구 시민들에겐 어떻게 해명할 것입니까?


비단 경북대만이 아닙니다. 지난 8월 부산대 고현철 교수는 총장 직선제 유지를 요구하며 투신으로 항의했습니다. 공주대, 방통대, 전주교대도 총장을 임명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게 ‘국립대학 선진화 방안’이라는 미명 하에 직선제를 간선제를 돌려 대학 사회를 정권 앞에 줄 세우기 하려는 의도 때문입니다.


정부는 학문 탐구의 자유 위에 꽃피는 대학에 재갈을 물릴 생각을 말아야 합니다. 상아탑을 권력의 시녀로 만들려는 ‘국립대학 선진화 방안’을 당장 폐기해야 합니다.

대학이 부글부글 끓고 있습니다. 대구가 점점 더 화가 나고 있습니다. 제발 이제라도 公과 私를 구분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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