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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태풍에 정지된 월성원전, 결코 가볍게 여겨선 안돼
동국대학교 갈등치유연구소 이원희 연구원
 
드림저널 기사입력  2020/09/09 [10:44]
▲  동국대학교 갈등치유연구소 이원희 연구원   © 드림저널


[드림저널]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으로 고리 3,4호기와 신고리 1,2호기, 월성 2,3호기의 발전기가 정지되었다. 이번에 발생한 발전기 정지는 소외전원상실(LOOP : Loss of Offsite Power) 상황으로 소내 교류전원 완전상실인 소내정전사고 (SBO : Station Blakout)의 전단계이므로 원전관계자들은 소외전원상실을 Risk항목으로 분류하여 관리하고 있다.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후쿠시마는 설계기준을 넘는 지진으로 인해 소외전원 3개 중 1개가 손실되었고, 쓰나미로 인한 침수로 비상디젤발전기 가동을 실패함으로써 소내 비상전원을 확보하지 못하였다. 이로 인해 최악의 재앙이 발생하게 되었다. 2016년 한수원 이은찬 중앙연구원의 연구논문에 의하면 2016년까지 발생한 소외전원상실 중 강풍 혹은 태풍으로 발생한 사례는 6차례였고 태풍에 의한 피해는 아니었지만, 지난2012년 고리1호기 발전기 보호계전기 시험 중 인적실수로 소외전원상실(LOOP)이 발생하였고 소내 교류전원상실 (SBO)까지 이어지는 심각한 상황이 발생하였다. 

 

전원상실이 위험한 것은 발전기터빈이 정지할 경우 원자로 노심을 냉각시키기 위한 전원확보에 차질이 발생하게 되고, 제 때 열원을 제거하지 못할 경우 노심손상으로 이어지는 심각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외전원상실(LOOP)는 경우에 따라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위기 상황이지만, 이번 태풍으로 인해 원전이 정지되는 상황에서 한수원의 정보제공은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다. 

 

“[Web발신]

월성원자력본부에서 알려드립니다.

 

9월 7일(월) 8시 38분경 월성원전 2호기(가압중수로형, 70만kW급) 터빈발전기가 정지되었습니다. 현재 발전소는 원자로 출력 60%로 안정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방사능의 외부 누출은 없습니다.

 

월성본부는 원인을 점검 중에 있으며, 확인하는 대로 정상복구 조치할 계획입니다.”

 

한수원은 방사능의 외부 누출이 없다는 내용과 고리와 월성원전의 전원상실과 비상디젤발전기 가동 과정에 대한 발표만 하였을 뿐 상황의 위험성에 대한 그 어떠한 부연 설명도 하지 않았다. 또 추가로 발표된 자료에 의하면 고리원전의 소외전원상실이 염분으로 인한 전력설비의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하고 있는데, 염분이라는 것은 해수가 소내로 유입되었음을 의미하며 침수 상황이 발생하였거나 할 수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전력설비가 해수에 의한 침수상황 또는 이를 대비한 방염처리가 되어있지 않았다는 것인데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국내원전 건설시 작성하고 있는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는 중대사고 가능성을 배제하고 그에 대한 영향평가를 반영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소외전원상실과 소내 교류전원상실, 장기 교류전원상실(ELAP) 상황으로 이어진다면 심각한 중대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은 분명 존재한다. 

 

소외전원상실(LOOP)상황에서 침수로 인한 비상발전터빈이 기능이상이 동반될 경우, 이동형 발전기를 통해 전원을 공급하는 시스템이 갖춰져있으나, 강풍과 침수가 동반된 태풍상황에서 야외에서 소내로 전력을 공급한다는 것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필자는 지난 2017년 월성원전에서 실시한 소외전원상실과 비상발전터빈 기능이상으로 인한 소내 교류전원상실(SBO) 상황에 대한 대응훈련을 참관한 적이 있다. 당시 한수원은 성공적으로 훈련을 마쳤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맑은 날 오후에 실시된 훈련의 성과를 그대로 신뢰할 수 없으며, 그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던 것도 분명한 사실이었다. 만약 강풍과 침수가 동반된 태풍 속에서 시계가 매우 어두운 야간시간대라는 최악의 조건이 상정된다면 과연 그 훈련이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있었을까하는 의문도 강하게 남았다. 

 

또한 마이삭의 경우 태풍해일의 최대파고가 17미터에 이르렀는데, 일반적으로 태풍해일에 대한 대비는 약 8~10미터 정도로 보고 있으며 최대 15미터까지 대비를 하고 있지만, 마이삭과 같은 경우처럼 그 기준을 넘는 태풍해일은 향우에도 충분히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며, 기상 전문가들은 초강력태풍의 발생빈도가 기후변화로 인해 더욱 잦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원전과 관련된 재난, 사고의 가정, 대응 시나리오를 기후변화에 따라 모델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 사고관리계획과 방사선환경영향평가의 사고에 관한 기준부터 바꾸고 앞으로 발생 가능한 설비의 기준을 넘는 각종 재난에 대한 대비를 해야만 한다. 또한 한수원은 더욱 투명하고 상세한 정보공개를 통해 발생 가능한 위험성을 시민들에게 알릴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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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9/09 [10:44]  최종편집: ⓒ 드림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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