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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상한 아파트 담보대출’
김정진 정의정책연구소 소장
 
드림저널 기사입력  2018/09/04 [17:43]
▲     © 드림저널


[드림저널] 사실 한국의 제도는 그 기초적인 것들이 일본에서 연유했고 개발독재연간에도 일본 제도를 받아들인 것이 많다. 이병철 같은 이는 일본의 경향을 보고 사업구상을 한 후에 삼성생명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아예 틀린 판단은 아니었을 것이다. 경제에 문외한인 내가 한국 경제에서 항상 의문이었던 것은 일본은 부동산 가격이 1980년대에 절반에도 못 미친다고 하는데 한국은 왜 부동산 가격이 절대 떨어지지 않는가였다.


내 추측은 결국 부동산 가격이라고 하는 것이 정책에 영향을 받는데 정책 담당자들이 부동산 경기를 띄우는데 큰 유혹을 느끼기 때문에 그 유혹을 참지 못하고 부동산 활황 정책을 쓰게 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지난 8. 2 부동산 대책은 보유세 강화를 제외하고는 약한 정책이 아니었다. 특히 금융을 틀어막으면 투기수요가 확실히 줄어들기 때문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었다. 얼마 전 아는 지인이 동생을 따라서 분당 쪽에 집을 보러 갔는데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데 그런 광경은 처음 보았다는 것이다. 아예 공인중개사에게 계약금 수천만 원을 그냥 맡겨 놓은 사람도 있었고, 매물로 나온 집이 그 자리에서 1억 원이 오르는 것도 보았다고 한다.

  
이 정도의 광풍은 거의 80년대에 비길만한 것인데 상식적으로 도저히 설명이 안되었다. 어제 아침에 라디오를 들으니 임대사업자 등록에 너무 많은 혜택을 주어서 투기가 일어나고 있는 것 같으니 이것은 취소하겠다는 정부 발표에 대해서 시장이 혼란스러워 한다고 한다. 임대사업자 양성화 취지에서 등록을 하면 일정한 조세 혜택을 주었다는 것인데, 그거야 그럴 수도 있는 일이지만 임대사업자의 경우 LTV 비율이 80%라는 기자의 멘트가 나왔다.

  
아니 LTV가 80%라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을 엄격하게 하여 DTI까지 도입이 되었는데 LTV가 80%면 아파트에 대해서 최대한 대출을 해 준다는 것인데, 쌍팔년도 아니고 LTV가 80%라니 귀가 번쩍 뜨이는 부분이었다. 아파트에 LTV가 80%라니 그렇다면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20%만 있으면 아파트를 살 수 있고, 심하게 말하면 집 한 채 가격으로 다섯 채를 살 수 있다는 말 아닌가? 그러면서 임대사업자 등록이 급증하였다는 보도 또한 흘러나온다.


더듬더듬 인터넷을 찾아보니 다음과 같은 사실을 확인하였다. 2018년 1월 31일 투기지역에서 임대사업자에 대한 아파트 담보 대출이 무제한 허용되었다. 주택담보대출 규제는 금융위원회가 관장하는 ‘은행업감독규정’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리스크 관리기준’에 의하는데 2018년 1월 31일 전에는 (투기지역 소재 아파트를 담보로 하는 기업자금대출 제한) 은행은 임대사업자의 임대용 주택 취득 등 불가피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주택을 취득하기 위한 목적으로 투기지역 소재 아파트를 담보로 하는 기업자금대출을 신규로 취급할 수 없다.”고 규정되어 있었다.

  
그런데 2018년 1월 31일 규정 개정으로 “(투기지역 소재 아파트를 담보로 하는 기업자금대출 제한) 은행은 임대사업자의 임대용 주택 취득 등 불가피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주택을 취득하기 위한 목적으로 투기지역 소재 아파트를 담보로 하는 기업자금대출을 신규로 취급할 수 없다.”로 바뀌었다.

  
즉, 이 전에는 은행은 투기지역 소재 아파트를 담보로 하는 기업자금대출을 할 수 없도록 되어 있었는데, 1월 31일 이후에는 임대사업자가 임대용 주택 취득을 하는 경우에는 아파트를 담보로 하는 기업자금대출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경우 임대사업자는 가계대출에 적용되는 LTV, DTI 적용을 전혀 받지 않게 되므로 금융기관에서는 LTV 80%만 적용하여 임대사업자에게 아파트를 담보로 기업자금대출을 해 줄 수 있다는 의미이다.

  
2017년 12월 13일자 국토교통부 임대사업 등록 활성화 방안에는 전혀 나와 있지 않은 내용이다. 그런데, 이러한 정책은 2017년 12월 13일자 임대사업등록 활성화 방안에 기반한 것으로 추측되는데 국토교통부 보도자료를 아무리 찾아보아도 지방세, 소득세, 양도세 감면, 건보료 부담완화 정책만 기재되어 있지 임대사업자에게 투기지역에서 임대사업자에게 기업자금대출을 자유로이 하도록 한다는 정책은 전혀 나와 있지 않다.

  
2017년 11월 27일자 금융위원회의 [금융회사 여신심사 선진화 방안]에도 전혀 나와 있지 않은 내용이다. 금융위원회는 2018년 1월 31일자 은행업 감독규정 개정이 2017년 11월 27일자 [금융회사 여신심사 선진화 방안]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지만 [금융회사 여신심사 선진화 방안]에는 임대사업자에 대한 임대업 이자 상환비율 도입 등 여신심사를 강화하는 내용만 들어 있지 임대사업자에게 무제한 아파트 담보대출을 해 준다는 내용은 들어 있지 않다.

  
임대사업자 등록자는 1년 만에 27%나 증가하였다. 2018년 7월 15일자 국토교통부 발표에 의하면 2018년 상반기에는 총 7.4만 명이 등록하여 2017년 상반기(총 2.6만 명)에 비하여 2.8배, ’17년 하반기(총 3.7만 명)에 비하여 2배로 대폭 증가하였으며, 이에 따라 전체 등록사업자 수는 ’17년 말 총 26만 명에서 총 33만 명으로 27% 증가하였다.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지거나 정부가 발표한 정책에 명확하게 포함되어 있지 않은 내용이 2018년 1월 31일경부터 시행되었는데 그것은 임대사업자에게 투기지역에서 아파트 담보대출을 무제한으로 허용한 것이다. 이것은 쉽게 말하면 10억원 있는 사람이 임대사업자 등록만 하면 10억 원짜리 아파트를 다섯 채 살 수 있도록 한 것인데, 왜 이러한 혜택을 주었는지에 대해서는 그 정확한 배경이나 이유는 전혀 알 수 없다. 이 정부가 담보대출에 기초한 부동산 불로 소득 주도 성장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이러한 담보대출 규제 완화는 납득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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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9/04 [17:43]  최종편집: ⓒ 드림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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