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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대 유리, 경주에서 화려한 자태를 뽐내

한국 고대 유리 18,000여 점을 망라한 다시없을 명품전

김영호 기자 | 기사입력 2021/02/25 [20:34]

한국 고대 유리, 경주에서 화려한 자태를 뽐내

한국 고대 유리 18,000여 점을 망라한 다시없을 명품전

김영호 기자 | 입력 : 2021/02/25 [20:34]
▲     © 드림저널


[드림저널]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최선주)은 당초 3월 1일까지 개최하기로 한 특별전 ‘오색영롱, 한국 고대 유리와 신라’를 4월 11일까지 약 한 달간 연장한다.

 

이번 특별전은 신라 사람들이 특별히 귀하게 여기고 아꼈던 유리를 중심으로 한국 고대 유리의 역사 전반을 살펴보기 위해 기획됐다. 초기철기~통일신라에 이르는 18,000여 점의 유리가 한자리에 모인 최초의 전시로 관람객들에게 다시없을 명품전 관람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전시실 입구에서는 발굴품 중 유일하게 손상이 가지 않은 채 출토되어 1,500여 년 전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는 천마총 출토 유리잔(보물 제620호)이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이번 전시를 맞아 실시한 성분 분석 결과, 이집트에서 제작된 것으로 확인된 전시품이기도 하다. 전시 초반부 이집트에서 신라 수도 경주에 이르는 유리잔의 여정을 묘사한 영상은 관람객들로 하여금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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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ㆍ후 한반도 각지에서 출토된 화려하고 다채로운 1만 4,000점 이상의 유리구슬은 중국의 진수가 ‘삼국지’에 적은 그대로 옛 조상들의 유리 사랑을 여실히 보여준다. 유리구슬을 하나씩 들여다보고 있으면 당시 육ㆍ해로를 통해 유라시아 동-서를 오갔을 수많은 유리 제품들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다양한 생산지에서, 여러 경로를 통해 수많은 유리 장신구를 들여와 사용했던 전통은 삼국시대 이후까지 이어졌고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중층 유리구슬, 상감 유리구슬과 같은 화려함의 극치를 뽐내는 유리 제품이 등장하게 됐다. 사람 얼굴이 새겨진 상감 유리구슬 목걸이(보물 제634호)처럼 익숙한 전시품도 있지만, 일제강점기에 발굴된 이후 근 100년 만에 처음 고운 자태를 드러낸 식리총 출토 상감구슬도 눈여겨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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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출토지가 분명한 유리 용기 22점 중 신라 능묘에서 출토된 유리 용기 13점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게 마련한 코너는 이번 특별전의 백미(白眉)이다. 황남대총 남분에서 출토된 봉황모양 유리병과 유리잔(국보 제193호)을 비롯한 십수점의 유리 용기는 세련된 디자인과 영롱한 빛깔을 지니고 있어 당시 신라 왕실 사람들의 화려한 취향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이번 연장 전시에는 황남대총 남분 출토 유리잔 대신 신라 고총(古塚)의 발생을 알려주는 이른 시기 돌무지덧널무덤(積石木槨墳)인 월성로 가-13호 무덤에서 출토된 유리잔으로 교체 전시할 예정이다.

 

한편 고대인들에게 유리는 단순히 화려하고 다채로운 대상으로만 취급되지 않았다. 통일신라시대 여러 탑에서 확인된 다양한 유리 사리기와 유리 공양품은 유리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신성함까지 더한 결과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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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의 가장 내밀한 부분, 심초석(心礎石: 탑 중앙의 중심 기둥을 받치던 석재) 아래 또는 사리함 안에 모셔뒀던 사리기와 공양품을 마주하고 있으면 천 년 이상 탑 아래 고이 숨겨둔 당대인들의 염원과 희망을 엿보는 착각마저 든다. 또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되는 황룡사 목탑지 출토 유리 공양품도 감상할 수 있다.

 

코로나19의 확산 위험이 사그라지지 않아 당초 전시 기간 대부분 관람객을 맞아 이번 연장 전시로 그 아쉬움을 달랠 수 있게 됐다. 국립경주박물관은 한국 고대 유리의 진수(眞髓)를 전함으로써 코로나19 확산으로 심신이 지친 관람객들을 위로함과 동시에 한국 고대 유리의 미(美)를 전달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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